
축구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가 스위스인 아내 안나와의 독특한 부부싸움 방식을 공개해 화제다. 언어의 장벽을 넘기 위해 ‘번역기’를 동원한다는 그의 고백은 국제 부부의 현실적인 고충을 보여주는 동시에 큰 웃음을 자아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박주호와 안나 부부에게도 부부싸움은 피할 수 없는 일상이다. 문제는 격한 감정이 오갈 때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는 점. 박주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 ‘번역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각자 핸드폰 들고 소리치는” 독특한 싸움

싸우는 도중 각자 핸드폰을 들고 번역기에 대고 소리치는 모습을 상상하면 웃음이 나지만, 이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그들만의 소통 방식이다. 사소한 오해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현명한 노력이기도 하다.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이제 아내 안나의 한국어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점이다. 박주호는 “이제는 아내가 웬만한 한국 욕은 다 알아듣는다”고 폭로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번역기를 통한 열띤(?) 토론 덕분인지, 남편의 격한 감정이 실린 표현들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 것이다.
아내의 암 투병 속에서도 지켜낸 사랑

하지만 이들 부부의 이야기에는 웃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박주호에게 지난 시즌은 선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아내 안나가 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픈 아내와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선수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아내의 투병 기간에 선수 생활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고 고백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흘리는 땀방울 하나하나에는 아내의 쾌유를 비는 남편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최고의 선물” 남긴 은퇴식의 감동

마침내 은퇴식이 열리던 날, 아내 안나가 남편을 위해 준비한 영상 편지가 공개되었다. 영상 속 안나는 “당신이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며 남편의 노고에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며 팬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아내의 한마디에 박주호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의 눈물에는 선수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해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그리고 깊은 사랑이 모두 담겨 있었다.
번역기를 동원한 부부싸움에서 시작된 박주호 부부의 이야기는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사랑이 어떻게 서로에게 스며들고 맞춰가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의 유쾌하면서도 진솔한 일상은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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