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와 결혼해서 미국 실검 2위 오른 한국 여배우

유지호 에디터 2025.04.28

1973년 생으로 50대에 접어들 배우 김윤진은 서울에서 태어나 10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뉴욕 예술 고등학교를 거쳐 보스턴 대학교에서 공연예술학을 전공하며 배우로서의 꿈을 키웠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를 못하는 부모님의 장사를 돕던 덕에 영어 실력은 네이티브 수준이었다. 이런 배경 덕분에 김윤진은 2003년 미국 드라마 ‘로스트’ 출연 당시 총괄 제작자 J.J. 에이브람스로부터 일부러 영어를 어눌하게 말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김윤진은 배우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유지했다. 영어 이름을 따로 사용하지 않고 본명 ‘김윤진 (Yunjin Kim)’을 고집한 점에서도 그녀의 뚜렷한 정체성을 엿볼 수 있다. 보스턴 대학교 학사 과정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온 김윤진은 1996년 드라마 ‘화려한 휴가’로 국내에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웨딩드레스’(1997)와 영화 ‘쉬리’(1999)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주목받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김윤진의 경력을 단숨에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린 작품은 2004년 미국 ABC 드라마 ‘로스트’다. 백선화 역을 맡아 시즌을 거듭하며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전성기 당시 회당 출연료는 10만 달러(약 1억 원)에 달했고, 매년 25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월드 클래스’ 배우로 자리 잡았다. 2009년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 여주인공 물망에 올랐으나, ‘로스트’ 촬영 일정과 겹쳐 고사하기도 했다.

‘로스트’ 종영 후 김윤진은 같은 방송사의 드라마 ‘미스트리스’에 출연하며 티어 1급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2008년에는 미국 매거진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선정한 ‘최고의 엔터테이너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개인적인 삶에서도 김윤진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0년 3월, 동갑내기 소속사 대표이자 영화 제작자인 박정혁과 하와이에서 스몰 웨딩을 올렸다. 두 사람은 2002년부터 매니저와 배우로 함께 일하며 미국 진출을 성사시키는 등 긴 시간 협력해왔다. 2007년 책 ‘세상이 당신이 드라마다’를 집필하며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이 연인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3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식을 올린 김윤진은 박정혁에 대해 “남편은 나를 8년간 지켜준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결혼식은 ‘로스트’ 촬영지였던 하와이의 한 개인 비치에서 가족과 친지, 지인만 초대한 간소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하와이는 두 사람이 처음 사랑을 키운 장소이기도 하다. 김윤진의 결혼 소식은 CNN, 피플, AOL 등 미국 주요 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으며, 야후닷컴 실시간 검색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결혼 이후에도 김윤진은 영화 ‘이웃사람’, ‘국제시장’, ‘시간 위의 집’, 드라마 ‘미스 마: 복수의 여신’(2018)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최근에는 ‘자백’(2022), ‘도그데이즈’(2024),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2022)과 ‘엑스오, 키티’(2023), ABC 드라마 ‘스테이션 19’(2024)까지 국내외를 넘나드는 글로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